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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바깥세상 이야기/5-3. 일상의 기록

천년의 은행나무, 용문산 용문사 가을,..

< 용문산의 가을 >----------------------------------------------------------------

오래전 KT(전, 한국전기통신공사)에 근무할 당시, 용문산 M/W 중계소에 가본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낙엽이 전부 떨어진 초 겨울에 용문산에 오르면서 언젠가 가을 단풍구경을 와야 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것이 벌써 십년도 넘은 오랜 세월이 지난 것 같습니다. 물론 이후에 다시 용문산에 들릴 일이 있었는데 이떄는 2월초에 눈이 너무왔었고, 용문산 중계소의 철탑(타워)을 오르는데 장갑이 철탑에 쩍쩍 붙는 아주 추운 날씨였기 때문에 감흥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글쓴이는 무선통신 쪽을 전공하고 이 분야에 근무하는 관계로 전국에 통신용 철탑이 있는 곳은 대다수 방문한 경험이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울릉도 감을개와 독도의 동도 통신소, 남쪽으로는 제주 한라산 및 서쪽으로는 흑산도, 백령도 까지,..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러한 통신소 및 중계소들은 호출부호가 있습니다. 용문산은 "310"입니다. 아마, 아직도 그렇게 호명할 것입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다음 오늘 아침 모처럼 시간을 내어 가족과 느긋하게 용문산을 방문했습니다. 이번에는 용문산의 정상이 아니라, 용문사를 들리는 것입니다. 용문사에는 천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 주 관심은 이 은행나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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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당일치기로 양평, 춘천 쪽으로 가실려면 아침일찍 갔다가 점심먹고 후딱 서둘려 서울로 들어와야만 합니다. 시간대를 잘 못 맞추면 아주 죽을 고생합니다. 처음에는 모르고 갔다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 다짐합니다만, 매주 일요일이면 어디 갈때도 마땅치 않고 봄 가을이면 양평으로 가볼까? 청평으로 가볼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오늘은 성공적으로 다녀왔습니다.(정말 운전은 피곤합니다...누가 자동으로 운전하는 차를 만들어 주지 않나??)

여하튼 아침에 상큼한 날씨 덕분에 기분좋게 출발했습니다. 강변북로를 타고 양평 쪽으로 가면서 한강변의 조용한 풍경은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한시간 정도지나 용문사 입구의 주차장에 들렸는데 벌써 주차장이 거의 만원입니다. (용문사에 주차비용 + 입장료가 있습니다.)  

아침 9시 30분 쯤인데,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꼭 관악산의 풍경과 거의 흡사합니다. 용문사 입구입니다. 보통 일주문에는 OO寺 라는 현판이 있는데, 용문사는 용문산 용문사라고 되어 있습니다.(참고로 전국에 용문사라는 사찰이름이 너무 많습니다. 아마 그래서,..)


금주와 다음주 가을이 절정인 기간인 것 같습니다. 용문산으로 올라가면서 주변 풍경을 몇 컷 더 추가합니다.





욤문사 입구에 떡 버티고 있는 은행나무님(천연기념물 제30호)이 있습니다. 수령이 1,100년 되었다고 하며,  높이 60미터 둘레가 13 미터 정도랍니다. 이 은행나무는 신라 경순왕이 스승인 대경대사를 만나러와서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경순왕 아들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 심은 것이라고도 하며, 신라 의상대사의 지팡이라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어찌되었던 실제로 은행나무는 천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매우 튼튼해 보이며,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무 밑의 은행알이 많이 떨어져 있었는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매년 10~15가마(한가마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은행나뭇잎이 생각보다 매우 견실한 것 같습니다. 아주 늠늠하고 튼튼해 보입니다.(충암 태안의 흥주사에도 큰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근처에서 촬영하려고 했으나 광각 카메라 없이는 도저히 한 화면에 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근처에서 쵤영하니 나무 밑둥이만 촬영됩니다. 보통 다른 곳의 은행나무는 옆으로 둥그렇게 성장하는데, 이분은 위로 쭉~ 큽니다. 높이가 60미터라니, 정말 높습니다.


경내에는 사람들이 많아 다소 어수선합니다. 아마 용문사는 절의 크기보다 은행나무 때문에 많이 알려진 것 같습니다. 보통의 유명사찰에 비해 경내가 비 좁아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조용하고 은은한 풍경소리를 생각하고 용문사를 찾았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별~별~ 놀이기구가 다 있고(아름다운 산에 그런 것을 설치할 생각을 하신 분들의 기막힌 생각을 저는 정말 이해하지는 못,....) 악쓰는 노래소리 또한 정말 요란합니다. 아흐ㅋ,,.. 아마 은행나무님도 시끄러워 죽을 지경일 것입니다.... 야~ 조용하지 못해??  

여하튼 또 한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깊어가는 이 가을과 함께 여러분들도 가을 단풍을 만끽하시고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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